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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부동산

‘한지붕 2가구’…월세놓는 아파트 첫 선

흑석뉴타운 동부센트레빌

별도 출입문에 부엌·화장실

84㎡ 중 20㎡ 임대형 설계

고령화시대 새 수익모델 제시


서울에서 ‘월세 놓는 아파트’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아파트 한 채에 별도의 출입문과 부엌, 화장실 등을 갖춘 일종의 원룸을 마련해 전세나 월세를 놓을 수 있는 집. 이른바 부분임대 아파트다. 사실상 현대판 ‘하숙방’이다. 과거 단독주택에서나 볼 수 있던 주인 노부부와 젊은 대학생 세입자의 동거 풍경이 아파트에서 재현되는 셈이다.

앞서 서울시는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이고, 실제 거주 세대수를 늘리는 효과가 있는 부분임대를 도입하라고 재정비촉진구역 조합측에 요구해 온 바 있다.

이번에 최초로 공급되는 부분임대 아파트의 주인공은 14일 1순위 청약에 들어가는 흑석뉴타운 센트레빌Ⅱ다. 전용면적 84㎡의 H타입에서 총 34가구(일반분양 5가구)가 부분임대 아파트로 공급된다.

부분임대형은 전용 84㎡ 중 64㎡를 주인이 쓰고 나머지 20㎡는 주방ㆍ욕실ㆍ세탁실 등이 갖춰진 임대형으로 공급된다. 두 공간에는 현관문이 따로 설치돼 완전히 독립된 공간으로 거듭난다. 두 공간 사이에 개방됐던 벽체 부분은 보강 공사를 마치면 완전히 차단된다. 전기ㆍ수도 등의 계량기도 모두 독립적으로 설치돼, 관리비에 대한 분쟁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부분임대 아파트는 집 소유주는 물론, 국가 전체로도 메리트가 많다. 소유주는 1가구 임대를 주면서도 법적으로 1주택으로 계산돼 다주택자 세금 중과를 피할 수 있다. 더구나 고정적인 월세 수입도 얻을 수 있다. 1∼2인 가구의 비중이 높아지는 등 수익형 부동산이 주목을 받는 부동산 시장 흐름에 안성맞춤이다. 주택 공급 정책 차원에서도 1주택이면서도 2세대가 들어가 생활할 수 있어 주택 수를 늘리지 않고도 세대수 순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러모로 장점이 큰 탓에 모델하우스 개관 후 전용 84㎡ H 타입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50~60대의 노년층 선호도가 높다. 김남주 동부건설 건축ㆍ주택부문 마케팅팀 대리는 “자녀를 출가시킨 노부부들의 경우 발코니를 확장하면 굳이 전용 84㎡의 전체 면적을 쓰지 않아도 생활이 가능하다”라며“고정 월세 수입을 올릴 수 있고, 자녀들 세대의 대학생들과 인간적인 교감도 누릴 수 있어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월세 수요자 입장에서도 기존 아파트의 생활 편의시설의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주차ㆍ보안 등의 편의성이 크다.

가격은 전용면적 84㎡의 다른 타입에 비해서 비싼 편이다. 일반 타입에 비해 욕실과 주방이 1개씩 추가되고, 벽체의 보강 공사도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일반분양되는 전용 84㎡ H 타입 5가구는 1~3층 저층부에만 공급되는데, 전용 84㎡의 다른 타입보다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4000만원 가량 비싼 6억6200만~7억600만원 선이다.

정순식 기자/sun@heraldm.com
헤럴드경제 | 2010-12-13 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