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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 Life

조직을 행복하게 만드는 ‘파워 커뮤니케이션’

얄팍한 경영자들은 항상 적은 급여를 주고 상대적으로 더 고급 인력을 채용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는다. 그러나 굵직한 경영자들은 인풋(Input)보다 더 큰 아웃풋(Output)을 지향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인풋은 단지 ‘돈’만이 아니다. 프린스턴이 아인슈타인에게 지급한 인풋은 ‘약간의’ 돈과 상대에 대한 존중 그리고 인간적 신뢰였다. 그렇다면 경영자가 자신의 부하직원들을 동기부여할 수 있는 리더로 거듭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은 바로 파워 커뮤니케이션의 활용이다.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조국 독일을 등지고 미국 프린스턴대에 교수 지원을 했을 당시, 그의 희망 연봉은 3000달러였다. 이익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프린스턴의 경영자들은 쾌재를 불렀을 수도 있다. 그러나 프린스턴은 오히려 미국의 다른 메이저 대학의 급여 수준을 상회할 뿐 아니라, 아인슈타인이 희망했던 것보다 무려 5배가 많은 1만5000달러를 제공했다.

여기에서 경영자에게 한 가지 혼란스러운 문제가 발생한다. 즉, 프린스턴은 왜‘인건비’를 아끼려 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어떻게 망하지 않고, 갈수록 최고의 명성을 더욱 공고히 하는 대학이 될 수 있었을까.

관계의 중요성

혹시라도 ‘아인슈타인이라면 억만금을 주고도 데려오겠다’라고 생각하는 경영자는 없기 바란다. 가장 임금을 많이 주는 기업이 가장 훌륭한 인재를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오래된 미신이다. 얼핏 돈 얘기가 나오긴 했지만, 이 이야기에 놓인 방점은 바로 ‘관계’다. 그렇지만 아인스타인과 프린스턴대의 관계가 아닌,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이다. 세상에 ‘프린스턴’이란 주체가 어디 존재하는가. 존재하는 것은 바로 프린스턴에서 근무하는(경영자를 포함한) 사람들이다.

얄팍한 경영자들은 항상 적은 급여를 주고 상대적으로 더 고급 인력을 채용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는다. 그러나 굵직한 경영자들은 인풋(Input)보다 더 큰 아웃풋(Output)을 지향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인풋은 단지 ‘돈’만이 아니다. 프린스턴이 아인슈타인에게 지급한 인풋은 ‘약간의’ 돈과 상대에 대한 존중 그리고 인간적 신뢰였다.

어느 임금 노동자이든 자신에 대한 사용자의 처우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그는 딱 받은 그 만큼만 일하거나 아니면 더 좋은 기회가 올 때 즉시 전직하고 말 것이다. 반면, 아인슈타인은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프린스턴에 재직하며, 자신이 보여준 능력에 훨씬 못 미쳤을 것이 분명한 프린스턴의 급여에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이제 동일한 맥락에서 두 가지 서로 다른 관점의 이야기가 가능할 것 같다. 첫째, 훌륭한 경영자는 부하 직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그가 최우선적으로 지급해야 할 것은 바로 존중과 신뢰이다. 결국 ‘돈의 마인드’와 ‘경영 마인드’를 동일한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경영 마인드는 돈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인풋 하는 행위이다.
 
직원에게 존중과 신뢰 지급해야

존중과 신뢰는 비단 창의적인 작업자들을 동기부여하는 데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는 제조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도요타의 전설이 퇴색하고, 이런 저런 문제들이 자꾸 불거져 나오는 기저에는 바로 노동자에 대한 존중과 신뢰 부족의 문제가 있다.

비록 민감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특히‘비정규직’은 존중과 신뢰의 상극에 해당한다. 돈의 마인드로 보면, 비정규직의 양산은 경영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굵은 경영 마인드로 보면, 점점 커져가는 시한폭탄을 안고 가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요컨대 소탐대실이다.

과거 존중과 신뢰의 관계가 확고했을 때 도요타의 노동자들은 탁월한 수많은 품질 개선안을 내놓음으로써 신화적인 자동차를 생산했다. 그러나 생산현장에서의 존중과 신뢰의 부재로 인해, 주인의식이 사라진, 혹은 주인의식이 없어도 되는 상황은 도요타라는 공룡을 그저 그런 존재로 만들어갈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경영자의 의지이다.

둘째, 훌륭한 경영자는 사람과 기계의 차이를 안다. 라 메트리는 인간의 작동 매커니즘이 기계와 다르지 않다는 소위 ‘인간기계론’을 주장했다. 이후 산업화시대의 시작과 함께 공장에서 쉼 없이 ‘돈’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목격하게 되자, 이 개념은 인간의 생활방식도 기계를 닮아야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일종의 인간행동 이론으로 변형되었다. 요컨대, 우리 인간도 각 개인의 특성이나 고유성을 존중하기보다는 마치 공장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전체를 위한 부분으로 간주돼야 옳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잘 나갔다, 창조의 시대, 즉 정보화 시대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는 곧 사람과 기계의 차이를 모르거나, 무시하는 경영 방식이다.

기계는 인풋에 대한 아웃풋의 비율이 정해져 있다. 무척 안정적이며, 제조업에 특히 유리하다. 그러나 인간은 인풋에 대한 아웃풋의 비율이 정해져 있지 않다. 즉, 아무리 쏟아 부어도 결과물이 0인 사람이 있는 반면, 인풋에 비해 아웃풋이 무한대인 사람도 있는 것이다. 사람도 투자다. 단지 현상유지를 하고자 하는 경영자가 아니라면, 기계 같은 사람보다는 사람 같은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옳은 방향일 것이다.

즉, 경영자는 업무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다루는 데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사람은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면 그 결과물이 0일 수밖에 없다. 반면 존중과 신뢰를 통해 강력하게 동기부여 시킬 수 있다면, 단지 시간이 문제일 뿐 그 결과물은 언제나 무한대 쪽에 가까울 것이다.

듣는 사람을 힘나게 하는 파워 커뮤니케이션

그렇다면 경영자가 자신의 부하직원들을 동기부여할 수 있는 리더로 거듭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은 바로 파워 커뮤니케이션의 활용이다. 파워 커뮤니케이션은 결코 파워 포지션에 있는 사람의 말에 힘을 싣기 위한 방법이 아니다.

이와 반대로 이 말을 듣는 사람을 힘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다. 이것만 잘 활용할 수 있으면, 리더십에서 그토록 강조하는 ‘너도 좋고, 나도 좋고(Win-Win)’의 프로세스는 저절로 이뤄진다. 이로부터 파워 커뮤니케이션은 대개 WWPC(Win-Win Power Communication)라고 불리기도 하며, 여기엔 절대 간과해선 안 될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 감성적 측면이다. 이는 곧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과거 파워 커뮤니케이션의 주된 전략은 네거티브(Negative)였다. 즉, 상대방을 동기부여하기 위해 처벌에 초점을 두었다. 예를 들어 ‘친구’라는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두들겨 맞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만약 직원을 흔들리는 지위, 예컨대 해고 등으로 위협하는 경영자가 있다면 그는 구시대적 인물이다. 반면, 현대사회에서 더욱 효과적인 전략은 포지티브(Positive) 방식이다. 리더로서의 경영자는 이제 부하직원을 따뜻하게 격려하는 방법, 칭찬하는 방법, 정감 있는 언어를 구사하는 방법을 연습하면 된다.

둘째, 이익의 측면이다. 이익 없는 감성은 단순한 사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동일한 노동을 하면, 동일한 임금을 지급한다는 등의 상식에 걸맞기만 하면 된다. 비록 몹시 복잡하고 난감해 보이지만, 이에 대해서도 역시 결정적인 단 한 가지 요인은 바로 경영자의 의지이다.

임상욱 숙명여대 리더십교양학부 교수


- 출처 : 월간 CHIEF EXECUTIVE 2010년 12월호 -